본문 바로가기

컴린이 일기장/What I Did

2021-2 서울대학교 통계학과/산업공학과 학점 교류 후기 🏫

반응형

백만 년 만에 올리는 글. 2학기엔 학교 열심히 다니다 종강하자마자 정신없이 준비해서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오는 바람에 블로그에 마땅히 올릴 내용이 없었다. 지난 2학기에는 서울대학교로 학점교류를 다녀왔는데, 학점 교류 정보가 정말 없기도 하고 나름 특별하고 의미 있었던 경험이라서 간단하게 후기를 작성해보려 한다.


1. 지원하기

서울대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점 교류 모집을 굉장히 일찍 시작한다. 보통 직전 학기 종강 직후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학점 교류 계획을 이전 학기 중에 미리 세워두었다가, 공고가 나자마자 지원해야 시기를 맞출 수 있다.

내가 재학 중인 중앙대학교의 경우, 교류 대학에서 이수 예정인 과목을 (중앙대학교) 학과장님께 서명을 받은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다음 학기 개설 과목이 확정되기 이전에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년도 개설 과목으로 서명을 받으면 된다. 만약 이후 수강신청 실패, 폐강 등의 이슈로 이수 과목이 변경될 경우 서류를 재제출해야 했다.

나는 통계학과/컴퓨터공학과/산업공학과의 과목에 관심이 있었는데 산업공학과는 학점 교류 신청을 받지 않아서 통계학과로 학점 교류를 신청했다. 이렇게 학점 교류를 받지 않는 학과도 있고,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같은 걸 더 요구하는 학과도 있었기 때문에 모집 공고를 잘 확인해봐야 한다.그런데 교류 합격 후에는 타 학과 수업을 듣는 데에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산업공학과에 개설된 수업도 들을 수 있었다. (문의 결과, 통계학과로 합격한 경우에는 통계학과 수업을 1개 이상만 듣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2. 수강신청

(2021-2 기준) 학점교류생들은 본교생들과 달리 장바구니라는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본교생들보다 수강신청 순위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게 된다. 인기 있는 과목을 듣기 위해서는 정정 때 줍줍 하는 방법뿐...! 다행히 내가 고른 과목들은 본교생 수강신청 이후에도 자리가 남아있었어서 수강신청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계절학기가 아닌 본 학기의 학점교류생들은 중앙대학교의 수업과 병행할 수 있어서,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3과목, 중앙대학교에서 3과목, 총 6과목을 수강하였다.(+ 아 또 자자/자타/타부 등으로 수강신청 인원을 제한하는 중앙대학교와 달리 전체 학생이 같은 정원을 두고 경쟁하는 점도 좋았다. )


그런데 수강신청 때 서버가 터지는 바람에 수강신청이 연기가 되었었는데, 타교생이다 보니 에브리타임을 이용할 수 없어서 나만 그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 소식을 바로바로 접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서울대에 재학 중인 친구가 잘 도와줘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3. 수업 후기

# 표본설계 및 조사실습 (통계학과)

모집단에서 Sampling 하는 방법 (eg. 단순 임의 추출, 층화 추출...)을 배우고 각각의 방법을 이용할 때의 샘플의 평균, 분산과 같은 통계량을 추정해보는 내용의 수업이었다. 녹화 강의로 진행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팀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대학 다니면서 들었던 전공 수업 중에 가장 좋았던 강의였다. 몇몇 통계 개념들은 몇 번을 듣고 공부해도 헷갈리는 것들이 있는데, 수업 전에 필요한 내용들을 미리 복습해주셔서 필요한 통계 개념을 다시 점검하고 표본설계 내용을 공부할 수 있었다. 조교님이 진행하시는 R lab도 이론 내용을 정리하는 느낌이라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통계학과의 메이저한 전공 수업을 모두 비대면, 오픈북 시험으로 듣다 보니 대면, 클로즈 북에 대한 시험 부담이 많이 있었다. (이제 다 지난 이야기긴 하지만) 또 서울대생들과 경쟁한다는 데에서 수능 수학에서 애를 많이 먹었던 사람으로서 위축감, 혼자만의 작은 경쟁의식 같은 것도 가지고 있어 더욱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는데, 다행히 잘 준비해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적과 무관하게 질 좋은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수업이었다.

 

# 생존 자료 분석 및 실습 (통계학과)

이름에 홀려 그냥 공부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이유로 수강 신청했던 수업. 대학원생분들도 수강하시는 수업으로 난이도가 조금 있어 따라가기 어려웠다. 😅 기말고사는 시험 / 프로젝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프로젝트를 선택, 아이돌 가수들의 데뷔 후 공중파 음악방송 1위까지 걸리는 기간을 성별, 데뷔 세대, 기획사 규모, 경쟁 정도 (데뷔일 기준 앞뒤 3개월 동안 데뷔한 아이돌 가수 수)를 변수로 Kaplan Meier 생존 함수, Cox proportional hazard model, AFT 모델을 사용해 분석했다.

최종 레포트

역시 실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쉽지 않았다. 흔하지 않은 분석 주제이다 보니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도 쉽지 않았고 각 방법론을 사용하기 위해서 만족해야 하는 가정들이 있는데 그 가정들을 만족하지 않아 초기 분석 계획을 갈아엎기도 했다. 1위는커녕 이름을 알리기조차 실패한 가수들은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막연히 떠돌던 아이돌 시장 성공 가설/공식을 수치화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 데이터마이닝 (산업공학과)

R보다는 파이썬을 사용하는 데이터 마이닝 수업을 듣고 싶어서 산업공학과의 데이터마이닝 수업을 수강했다. 데이터 분석을 계속 공부해왔다 보니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해도 해도 어려운 건 실제 데이터를 가져다 분석하는 프로젝트. 학교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도대체 왜 여기에 따릉이가 있나~ 싶어서 따릉이 대여소의 위치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모델을 얼마나 화려하게 사용하냐 보다는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중요시 여기셔서, Decision Tree 계열의 Regressor을 활용해 월평균 대여건수를 예측, 예측에 사용되는 Rule set과 Feature importance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였다. 안타깝게도 모델 성능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 변수가 정밀, 정확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Google Map API, 카카오 맵 API 등 다양한 API를 사용해볼 수 있었고, 가까운 거리 내의 자전거 도로 / 보행자 겸용도로 / 자동차 겸용도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지도를 불러와 색상을 통해 도로 여부를 알아내, 나름 창의적으로 변수를 생성해본 점도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4. 성적 처리

서울대학교는 모든 강의의 성적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일괄 공개하는 중앙대학교와 달리 교수님이 입력, 공개하시는 대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성적이 중앙대학교로 이관되는 데까지는 1달가량이 더 소요되었다. (1월 말에 보관 성적에서 조회할 수 있었음!) 중앙대학교의 성적은 이관이 끝났지, 교무지원팀은 아무 연락도 없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별다른 서류처리 없이 성적 이관이 진행되었다. 아 참고로 중앙대학교는 4.5 만점인데 서울대학교는 4.3 만점이라 학점 변환이 들어간다.

 

5. 글을 마치며

예쁜 가을의 관악 캠퍼스 / 시험 공부 끝내고 관정 도서관을 나오다가

짧은 기간, 그것도 비대면 수업이었지만 서울대학교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또 학생들과 공부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아 그리고 서울대학교 시설도 사용할 수 있어서 시험기간엔 도서관도 잘 이용했다. 중앙대학교보다 시설도 좋고 자리가 많아서 좋았음! ㅎㅎ

조금 귀찮은 서류 처리가 필요하긴 하지만,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열리지 않는 수업도 들을 수 있고, 교수님들의 교수님 (실제로 내가 강의를 들은 한 교수님의 제자가 중앙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님으로 계신다)께 강의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학점교류에 많이들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