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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린이 일기장/What I Did

2022-하반기 ICT 학점연계 프로젝트 인턴 글로벌과정(미국 - 실리콘밸리) | 서류 및 면접 전형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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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 만에 올리는 글 222. 미국 와서 적응하면서 이런저런 일 처리하고,  놀러 다니느라 바쁘기도 했고, 블태기가 오는 바람에 노트북 앞에 앉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러면서 점점 '해외 생활'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여가 시간에까지 뭔가 새롭게 공부하고 배우려고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다시 움직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억이 더 옅어지기 전에 인턴 전형 후기부터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정보가 정말 부족한 프로그램인 만큼,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


1. 학교별 절차 통과하기

우선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재학중인 학교의 추천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내가 재학 중인 중앙대학교의 경우 추천 인원이 10명이었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학생을 선발했다. 당시에는 이때 제출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회사에까지 전달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학교 내부 절차를 통과한 후에는 다른 학교에서 추천받은 학생들까지 다같이 경쟁하는 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 서류 전형

1) 희망 기업 지원 및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제출

서류 전형의 첫번째 단계는 인턴십에 참여하는 회사 명단과 Job Description을 보고 어떤 회사를 지원할지 결정한 후 (최대 3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단계이다. 이 파일은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참여 업체와 뽑는 직무는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나의 능력/경험과 fit 하는 Job이 뜨기를 기도하는 밖에는 방법이 없다...! 😂 

다만 Job Description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나는 딥러닝, 그 중에서도 컴퓨터 비전 외길을 걸어왔는데, 이번 회사 명단에는 관련 업무를 명시해놓은 곳이 두 군데밖에 없었다. 한 장의 카드를 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Job Description에는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CV를 쓸 것으로 추측되는 회사를 한 군데 더 지원했다. 그리고 현재 이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명시했던 역할과 요구 역량 - 소프트웨어에 CV 알고리즘도 포함되지 않을까? 하고 냅다 지원했다 ^__^

합격 후 다른 인턴들과 어떻게 인터뷰 진행했었는지 이야기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코딩 테스트를 본 다른 직무 인턴들과 달리 AI 업무에 좀 더 fit 한 인터뷰를 보았단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외에도 한 군데에서 더 합격 소식을 들었었는데, 그 회사에서도 역시 Job Description에 있던 업무가 아닌 손글씨 인식/분석 알고리즘 개발과 같은 CV 업무를 제안해주었었다. 😊

이런 나의 경험에 빗대어 볼 때, Job Description에 아주 적합한 것 같지 않아도, (다만 아예 그 기술 스택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는 아니어야겠다.) 가고 싶은 회사/경험해 보고 싶은 산업이 있다면 과감히 지원해볼 것을 추천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지원자가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업무를 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 또 아무래도 자기소개서를 영어로 작성해야하다보니 양식 등에 대해 굉장히 고민이 될 텐데, 이 역시 '자유롭게' 작성해도 좋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주변 케이스를 보았을 때 다들 형식들이 아주 자유분방했다.😮 참고로 나의 경우는 Personal Statement를 어떻게 쓰는지 영어로 구글링하며 형식을 정했고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A4 1페이지 조금 안되게 작성했다. (그런데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Personal Statement는 대학원을 위한 서류인 것 같다.) 

-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나의 성격 ~ 왜 컴퓨터/딥러닝을 공부하게 되었는지)
- 내가 왜 회사/직무에 잘 맞다고 생각하는지 (나의 능력, 경험 - 기술/비기술적인 부분을 모두 포함했다)
- 인턴십 업무가 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지

 

2) 코딩 테스트

서류를 제출하고 나면, 코딩 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이 결과가 회사로 일괄 전달된다. 코딩 테스트는 정해진 기간 내에 6시간 동안 자유롭게 응시할 수 있으며, 해커 랭크라는 플랫폼에서 영어로 진행 되었다.

나는 이 코딩 테스트가 인생 첫 코딩 테스트였다. 그 전에도 코딩 테스트를 제대로 준비해본 경험이 없었어서, 교환학생 막바지에 쉬엄쉬엄 1~2개월 정도 준비해서 응시했다. 그럼에도 코딩 테스트는 크게 까다롭게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의 난이도였다. 세 문제 정도는 1~20분 정도면 풀 수 있는 난이도였고, 두 문제 정도가 아주 살짝 까다로운 정도? 하지만 이마저도 우리나라 유명 IT 기업들의 코딩테스트 난이도에는 발톱만큼도 못 미치는 난이도였다. (이전 후기들을 보았을 때는 조금 더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가 나왔던 적도 있는 듯했다.) 다행히 시간이 6시간으로 넉넉히 주어졌기 때문에,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코드까지 정리해 제출할 수 있었다. 

며칠 후에는 코딩 테스트 결과를 기관 측에서 전달해주시는데, 문제, 모범 답안, 나의 점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입사 후 들은 바에 의하면,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코딩 테스트 때 코드를 어떻게 짰는지도 꼼꼼히 검토하셨다고 했다.

 

3. 면접 전형

각 기업은 서류와 코딩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면접 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기관 측에서 이를 일괄 취합해 전달해준다. 나의 경우 지원한 세 곳에서 모두 서류를 통과해 3일 동안 세 회사와 면접을 보았다. 

1) A사 🎤

B2B ML(텍스트/음성) 서비스를 하고 있는 A사. 무려 '세 번'의 '영어' 면접을 진행했다. 

첫 번째 면접은 라이브 코딩 테스트.  내 생각을 말하면 면접관이 피드백을 주고, 그러다 코드를 한 번 작성해보세요! 이런 식의 흐름으로 흘러간다고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나서 그렇게 끌고 가보려고 말을 걸었는데... 피드백은커녕 그냥 본인이 준비되면 바로 코드 짜 보세요. 이러셔서 당황스러웠다. 나의 코드에 대해서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내 코드가 효율적이었는지 어땠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

두 번째 면접은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에 근거해 내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면접이었다. 나는 내 논문에 대해 집중 질문을 받았는데, 나의 논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영어로 논문을 설명하려다 보니 굉장히 어려웠다. 텍스트와 음성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보니 RNN과 같은 기본적인 모듈이나, 신호 데이터가 이런 format으로 주어지면 어떻게 처리할 것 같냐? 와 같은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때부터 불합격을 예상했는데... 지금 같은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와서 이 회사에 근무 중인 인턴 오빠도 Computer Vision 경험밖에 없다고 한 걸 보면, 텍스트/음성 도메인 경험,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마지막 면접은 2~30분가량의 인성 면접.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 사람들과 어떻게 협업하는지 / 자신을 Motivated 하는 것은 무엇인지 / 좌절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이렇게 질문을 하셨었다. 꼬리를 무는 식은 아니었고, 예를 들어줄 수 있냐 와 같은 식의 추가 질문만 하셨다. 이야기하는 내내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셔서 마음이 편했던 면접이었다. 

다만 내가 이전 기수 면접 후기를  보았을 때는 코딩 테스트 2번, 프로젝트+인성 면접 1번, 이렇게 진행되었다고 되어있던 회사여서... 다음 면접도 꼭 같은 형식으로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다. 

 

2) B사 🤖

현재 재직 중인 회사로 서빙 로봇을 만드는 로보틱스 회사이다. 자기소개서, 프로젝트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았던 유일한 회사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AI 업무에 fit 한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약 10개가량의 기초 지식 질문을 받았고 2~3개 정도는 Python 관련, 나머지는 딥러닝 기초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면접 후에 곧바로 질문을 적어두지 않아서 러프하게 적어보자면... Python 관련 질문은 return이란 무엇인지 / generator란 무엇인지 였고, 딥러닝 관련 질문은 Back Propagation은 무엇인지 / Convolution 후 채널 개수 계산 / Global Max Pooling이란 무엇인지, 모델 아키텍처에서 어디에 들어갈 수 있는지 / Momentum이란 무엇인지 등을 여쭤보셨다. 개인적으로 Back propagation이나 Momentum과 같이 한국어로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조금 부족하게 답변하면 어떤 걸 생각해봐라라고 하시면서 이끌어주셨다. (그리고 그 면접관 분은 지금 내 사수가 되었다. ㅎㅎ )

이후에는 간단한 코딩 테스트를 봤다. 사실 코딩 테스트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array 있다고 가정하고 convolution을 구현해보라고 하셨다. 근데 정말 꼼꼼히 구현하는 건 아니고 for문 러프하게 작성하는 단계에서 금방 멈추게 하셨다.  (10분도 안 씀.) 

 

3) E사 ✍

교육 어플을 개발하고 있는 에듀테크 기업 E사. 유일하게 한국어로 면접을 본 곳이었다. 

CTO분과 데이터팀 리드 분, 두 분이 들어오셨고,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다가, 프로젝트 설명부터는 한국어로 해도 된다고 하셨다. 나는 영어 답변을 이미 준비하기도 했고, 열정을 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영어로 해보겠다고 해서 절반 가까이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성 질문을 가장 많이 하셨고 (e.g. 10년 후 어떤 모습일 것 같냐, 잘하는 게 무엇이냐 등) 프로젝트 관련 질문도 비교적 라이트 하게 하셨다. 아 특이하게 회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있냐고도 물어보셨다. 글에서도 느껴지겠지만, 가장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을 봤다.

 

3. 희망 기업 순위 지명 및 최종 합격자 발표

인터뷰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이제 지원자인 나에게 우위(?)가 생긴다. 면접 본 회사들 중 어떤 회사를 몇 순위로 가고 싶은지 적어서 기관 측에 제출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링크드인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인턴 했던 분들께 메시지 드려서 회사 분위기는 어떤지, 업무는 어떻게 분배하는지 등을 여쭤본 뒤에 순위를 결정했다. 

그렇다고 또 아주 신중히 결정한 건 아니었고... 그냥 마음이 끌리는 대로 결정했다. 그런데 지금 느끼는 건 회사 선택이 굉장히 많은 걸 좌우한다는 점이다. 사실 굉장히 당연한 사실인데, 합격 전에는 아무래도 합격 여부 자체에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에 회사 위치, 식사 제공과 같은 요소들을 간과하기가 쉽다. 하지만 이런 요소는 인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 이런 생활적인 것뿐만 아니라 회사 규모나 투자 단계 역시 인턴에게 얼마나 많은 부분을 맡기고 기대하는지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나는 어떤 것이 중요한 사람인지, 미국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를 잘 생각해 제출하면 좋을 것 같다. :)


세 달이 넘게 지나 간신히(?) 작성한 면접 후기. 좋은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이 기회에 도전하고, 경험해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다음은 미국 /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활 전반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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