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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린이 일기장/What I Did

2022-하반기 ICT 학점연계 프로젝트 인턴 글로벌과정 (미국) | Software (ML) Engineer 인턴 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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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6개월간의 미국 인턴십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결국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연구실과는 또 다른 점들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좋은 경험이었어~'라고 마무리하는 것보다, 어떤 일들을 하며 어떤 점들을 배웠고, 무엇을 느꼈는지 적다 보면 경험의 가치에 대해, 또 나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을 알기에 인턴십 회고록을 적어보려 한다. 


무슨 일을 했나?

나는 로보틱스 회사의  Machine Learning - Perception 팀에서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근무했다. 직함은 Software Engineer였지만, 우리 업계에서 보통 Machine Learning Engineer가 맡는 종류/수준의 업무를 맡아 일했다.
나는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부터 이미지를 받아 로봇이 지도상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Multi-Camera based Localization'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참여'했다고 하면 꼭 다른 팀원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인턴을 시작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나와 매니저가 우리 팀 인원 전부였어, 데이터 전처리부터 실험까지 사실상 모든 프로세스를 매니저의 코멘트 아래 혼자 진행했다.
 

어떤 점을 배웠나? 

좋은 코드 / 프로그래밍 방법

연구실에 있을 땐 당장 다음 미팅 때 교수님께 보여드릴 결과물을 내는 게 우선이고, 내 코드를 리뷰하거나 재사용하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코드 퀄리티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코드를 작성했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내 코드를 메인 브랜치에 머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컨벤션(e.g. 인덴트, 코드 한 줄 80자 제한 등)부터 숙지하고 따라야 했다. 코드의 재사용성, 테스트 방법 등을 고려해 함수 단위나 클래스 메서드를 결정해가며 코드를 짰고, 다른 사람들이 이 코드를 쉽게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Args, Return에 대한 주석을 달았다. (코드도 코드지만, 영어로 '정확한' 표현의 주석을 남기는 일이 참 어려웠다) 또 기존 코드를 수정할 때는 이 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코드들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코드를 작성해야 했다. 코드 작성 후 테스트를 통해 로직을 점검하는 방법 또한 배웠다. (이건 너무 감명 깊어서(?) 따로 도 남겼다)
또 항상 마음  한편에 머무르며 날 불편하게 만들었던 Git도 제대로 사용해 보았다. 9할 이상은 커밋 - 리베이스 - 머지로 이어지는 작업이었지만, 어떤 단위로 커밋을 하는 것이 좋고, MR을 만드는 것이 좋은지 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연구실 가서 시간에 쫓기다 보면 컨벤션이고 커밋이고 그냥 얼렁뚱땅 코드 짜게 될 것 같지만... 좋은 코드가 무엇인지 알고 그렇게 프로그래밍하려고 의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코드 짤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넓어진 관점 

회사는 처음이다 보니, 작게는 현장의 니즈, 요청에 따라 agile 하게 제품 개발이 이뤄지는 모습부터 크게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계속해서 미래를 계획해가는 모습까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지켜보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특히 나는 원체 손이 작고 돈 쓰는데 인색한 사람이라, 멀고 길게 보며 투자해야 할 땐 투자할 수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수요일마다 있었던 올핸즈 미팅을 통해서는 다른 부서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보통 개발자들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내가 하는 일이 제일 멋지고 제일 중요하단 아집에 은연중에 빠져들고 있단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회사 생활을 통해 이런 것에서 벗어나 시야를 키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외에도 다른 직무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새로운 문화 체험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 다른 문화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새로운 점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영어로 말하는 게 쑥스럽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된 점은 덤. 또 우리 회사는 팀 빌딩 이벤트, 할로윈 이벤트, 추수감사절 이벤트, 연말 파티 등 주요 시기들을 놓치지 않고 이벤트를 열어줘서 다양한 액티비티, 음식과 함께 미국 문화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

6개월간 미국 생활을 하면서, 미국에 또 와서 커리어를 쌓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한국에서 석사를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유학 준비를 하는 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석사 과정에서 쓰게 될 논문들, 인턴 경험들이 미국 취업에 많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우선은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석사 진학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직접 회사에 다니면서 또 이곳에서 만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회사 역시 개인이 충분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만큼 석사 과정 중에도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않고 참여해보고 싶다. 또 미국에 넘어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며 준비도 해야겠지. 🤛

정들었던 내 책상을 떠나며!

이렇게 인생 첫 회사 경험도 끝. 결과를 떠나 1년간의 해외 생활과 첫 회사 인턴십을 잘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뜻깊었던 한 해였다. 이 경험들은 나의 인생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10년, 20년 후에는 올해를 어떤 해로 기억하게 될지 기대감과 함께 2023년을 시작해 본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Bye B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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