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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린이 일기장/What I Did

2023년 그리고 대학원 석사 첫 1년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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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몇년만이야! 21년 초에는 교환학생 떠나서 정신 없어서 패스, 22년 초에는 교환학생, 인턴 후기 적고나니 딱히 새로운 내용이 없어서 패스. 정말 간만에 1년 회고 글을 적어본다. 예전엔 12월 초부터 회고글 저장해놓고 쓰곤했는데, 바쁘긴 바빠졌나보다. 사실 이 글도 1월 초부터 지지부진하고 있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 같아서 후다닥 완성해서 올려본다.


1. 대학원 입학과 연구 시작

제목에도 적을만큼 23년의 빅 이벤트는 당연히 대학원 입학이었다. TO 문제로 인턴을 했던 연구실이 아닌 새로운 연구실에 진학하게 되었다. 랩 컨택 당시에는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안정을 찾아보려고 '신이 나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줬나봐!'라고 어떻게든 생각해보려 노력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좋은 기회를 주신 게 맞았던 것 같다. 열정적이신 교수님, 정말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위기의, 동시에 연구에도 열정적인 연구실 식구들, 서울이 아니어서 누릴 수 있었던 여유로운 생활들까지. 우리 연구실을 선택한 것에는 아쉽거나 후회되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고 안정적인 생활이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새로웠던 3월. 눈 뜨면 출근길 운전 걱정. 오늘은 뭐하지 연구 걱정. 그러다 다시 퇴근길 운전 걱정... 이외에도 운동은 왜 안늘지, 집 가선 뭐하지... 원래도 걱정이 많은 편인데, 갑자기 낯설고 새로운 일들이 쏟아져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출퇴근길 운전은 음악과 함께, 낮엔 읽을 거리, 할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문제인... 전형적인 대학원생이 되었다. 이렇게 적고보니 이것들에 모두 적응해낸 것만으로도 23년은 칭찬 받아 마땅한 해야 암.

운 좋게 우당탕탕 첫 논문도 서브미션 할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밤 늦게까지 일할 수 있는, 필요하면 밤도 샐 수 있는 사람이구나 깨달았잖아. 😅 컨퍼런스 결과와 상관 없이, 어찌됐든 교수님의 기준은 통과한 논문을 1저자로 내서 뿌듯하고 기쁘다.  요즘은 서브미션 했던 주제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연구해보고 있다. 진행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ㅎㅎ 어쨌든 혼자 힘으로 계속 조금씩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거니까! 예전보다 감정기복도 많이 줄어든 것도 좋고 참 다행이야. 다음주면 리버탈 결과 나오는데, 아쉬웠던 부분들까지 잘 보완해서 한 사이클 잘 마무리해보고, 3월에 있는 학회에도 서브미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2. 운동 그리고 내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몇년전인가부터 항상 운동 꾸준히 하기를 한 해 목표로 세우고 실패하기를 반복해왔었는데... 올해는 드디어 약 80%의 성공을 거뒀다. 우선 동아리에서 테니스를 새로 배웠다. 여름엔 잠깐 레슨도 받았는데... 잘 못치는데 게임 나가기가 두려워서 요즘은 많이 못나가고 있다. 재미가 없던 건 아니라 꾸준히 나가고 싶은데... 쉽지 않네 😇

대신 요즘 꾸준히 하고 있는 운동은 수영!  주 3회정도 아침에 학교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씻고 출근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은 러닝을 주로 했었는데, 나한텐 수영이 더 잘맞는 것 같다. 러닝 보다 잡생각도 훨씬 덜 들고, 무엇보다 더운 느낌이 없어서 좋다. 일단 다음 학기 수영 수업도 수강신청해놨는데... 방학 동안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수업이든 자유수영이든 대전에 있는 동안은 수영장 꾸준히 다녀야지. 

사실 테니스&수영 열풍인 요즘, 굉장히 적은 대학원생 월급으로 이렇게 저렴하고 편리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지방에 살고 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가끔씩 서울에 다녀올 때마다... 아 나는 사람 좀 적고 여유로운 곳에 사는게 더 마음이 편하고, 좋구나 란 생각을 올 한해 정말 많이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 살면, 업계 특성상 서울~경기도에 살 수 밖에 없겠지...? 🤣 이런 생각에 내가 행복한 삶을 살려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할까 고민도 더더욱 하게 되는 것 같다.

 

3. 인간관계

대학교 졸업, 나와 친구들의 취업/진학, 서울을 떠나 대전으로의 이사. 인간 관계에 있어 또 한번의 큰 요동이 친 해였다.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이 더더욱 줄어들고, 그렇다고 매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연락을 할 수도 없고... 내가 이 사람이랑 친한가? 친한건 뭘까? 정말 한 해내내 고민했다. 이런 고민을 이야기할 때 주변에서 주로 많이 해준 답변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이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연말에 우연찮게 정말 딱 피부로 와닿는 경험을 했고, 조금은 고민에서 홀가분해지게 되었다.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누군가와 가까워질 일보다는 멀어질 일이 더 많을 것 같고...  사실 그 순간들이 여전히 두렵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지. 또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잘하기! 


글 시작할 때만해도 되게 쓸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적으니 그렇지도 않네. '대학원 생활'이라는 단어 자체에 엄청나게 많은 순간들과 감정들이 압축 되어 있기도 하고, 그 감정들에서 촉발된 고민들이 아직 진행형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대학원 생활 만큼은 조금 더 자주 회고를 적어봐도 좋을듯. 24년도도 화이띵 🥰

제법 대학원생 같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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